
8년동안 있었던 서울 집 정리하기
오래된 걸 정리하면 새로운 게 들어온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짐은 늘어나고, 여지껏 아끼던 책을 버리지 못하고 물건도 쌓아두기 일수였다. 그런데 올해 9월말에 캐나다로 마케터로 일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게 되었다. 8년 동안 생활하던 모든 것들을 정리를 하고 있으려니까 그동안 켜켜묵은 안 보던 책과 안 입던 옷,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 중에 딱히 없어도 별 상관없는게 많은 것을 깨달았다.
요즘은 책장을 가득 채우던 수 많은 책들을 정리하는 중 인데 들고 가서 일부를 알라딘에 판매하자 2,800원이 내 손에 들어왔다. (대부분 폐기 처리 함) 책장에 1/4은 영어 책이었는데 지금 내 영어 실력을 보면은 이것도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 두기만 한 거 같다.

에어컨이 있어서 쓰지 않았던 제습기 2만원에 팔고, 공기청정기 3만원에 팔고, 운동 도구들 모두 2만원에 팔고. (외국인들이 당근을 꽤 많이 해간다). 아직 정리할 게 산더미인데 출국은 벌써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또 집에 내려와서 2주 정도를 가족들과 보내고 있는데 괜히 걱정만 쌓여간다.
캐나다 가면 적응하느라 모아뒀던 돈을 다 쓸지도 모르는데, 그 뒤에 괜찮을까?
취업을 거기서 한국에서 보다 낮은 연봉을 받으며 하면 손해 아닌가?
나이가 30 중반이 되어가는데 지금 캐나다 워홀 가도 되나?
바로 취업준비를 안하고 컬리지에 들어가는 것도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기니까.
그리고 캐나다 유학 조건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어서 컬리지에 정부가 추가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 26년 9월 28일 입학 예정이었으나 그게 27년 1월로 밀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바로 취업준비를 해야하나. (그런데 그 결과 통보를 9월 14일, 출국 12일 전에 해 줌) 🤷♀️
아니 올해 2026년도 4월에 캐나다 인비테이션을 붙어서 8월까지로 오전에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오후 일도 모두 정리하고 스터디장 제안 들어온 것도 일정을 이유삼아 모두 거절했다. 일 들어온거 다른 프리랜서 지인에게 넘기고. 이것저것 다 넘겼는데 9월에 입학을 27년도 1월로 미뤄야 한다면 아니 내가 그것들 다 하고 돈 더 벌었지... 이렇게 되니 더 착잡한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이다.🥹
서른 넘어서 가는 캐나다 워홀은 확실히 자리잡힌 수입을 다 포기하고 떠나니 마음이 마냥 편하지 만은 않다.
확실히 프리랜서로 2년 9개월 동안 보내면서 느낀점은 시간의 자유에 극도로 예민해 진다는 것이다. 기분을 떠나서 일하는데 시간을 많이쓰면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어느새 회사 제도 안에서 연봉을 받고 지내는 지구력과 인내력이 줄어든 것 일지도. 나는 이제 더 이상 회사 풀타임 잡으로 들어가서 9to6 플러스 알파로 야근까지 하며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그런 삶은 이제 살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더 이상 재택 아니면은 회사를 다닐 수 없는 몸이 된 내가, 완전 새롭게 캐나다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해보자고 결정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지만 그래도 캐나다니까 한국에서의 업무환경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거라고 위로하면서. 환경이 다르고 영어에 익숙해 질 수 있으니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가보고 해봐야 아는 문제의 것들.
이제 더는 많이 고민하지는 않아야겠다.

